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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207

나에겐 병이 있었노라 나에겐 병이 있었노라 / 이수익 강물은 깊을수록 고요하고 그리움은 짙을수록 말을 잃는 것. 다만 눈으로 말하고 돌아서면 홀로 입술 부르트는 연모의 질긴 뿌리 쑥물처럼 쓰디 쓴 사랑의 지병을. 아는가...... 그대 머언 사람아. 2006. 1. 6.
이별 노래 이별노래 / 정 호 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나는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2006. 1. 4.
사랑 노래-2 사랑노래 - 2 /백창우 네가 내게로 와 네 가진 사랑의 말들을 나눠주었듯 나도 네게로 가 내 가진 노래들을 들려주고 싶구나 때로는 살아간다는 것이 몹시 외롭기도 하지만 네가 있기에 네가 있기에 아직은 견딜 만하지 네가 내게로 와 내 가진 절망들을 만져주었듯 나도 네게로 가 네 가진 슬픔들을 보.. 2005. 12. 27.
그대, 그리운 이 3 그대, 그리운 이 3 /백창우 세상 어디에 그대 같은 이 있을까 그대, 가까이 있어도 언제나 그리운 사람 좋은 꿈 꾸었는지 매일 그대 가슴 조금씩 망가뜨리지만 그래도 아침이면 그대 곁에 잠들어 있잖아 오늘은 눈이 올 거야, 함박눈이 세상 가득 우리 마음 가득 ............ ............ 한 편의 아름다운 시.. 2005. 12. 26.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2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2 백창우 나는 나를 살고 있는 건지 누군가 내 자리에 버티고 서서 자꾸만 떠밀어내는 것 같다 무엇일까 그게 무엇일까 깜깜 어둠 아래 나는 점점 작아지고 길 떠난 내 노래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데 언제쯤이면 내 마음 속 별 하나 그 빛을 찾게 될까 그립다 날마다 푸른 별처.. 2005. 12. 24.
12월 12月 떠도는 그대 영혼 더욱 쓸쓸하라고 눈이 내린다 닫혀있는 거리 오직 예수님은 돌아오지 않고 종말처럼 날이 저문다 가난한 날에는 그리움도 죄가 되나니 그대 더욱 목메이라고 길이 막힌다 흑백 사진처럼 정지해 있는 시간 누군가 흐느끼고 있다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폭설 속에 하늘이 무.. 2005. 12. 20.
단 한 번의 사랑 단 한 번의 사랑 김용택 이 세상에 나만 아는 숲이 있습니다 꽃이 피고 눈 내리고 바람이 불어 차곡차곡 솔잎 쌓인 고요한 그 숲길에서 오래 이룬 단 하나 단 한 번의 사랑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랑입니다. 2005. 12. 18.
사랑법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 2005. 12. 15.
풀포기의 노래 풀포기의 노래 /나희덕 물줄기 마르는 날까지 폭포여, 나를 내리쳐라 너의 매를 종일 맞겠다 일어설 여유도 없이 아프다. 말할 겨를도 없이 내려 꽂혀라, 거기에 짓눌리는 울음으로 울음으로만 대답하겠다 이 바위 틈에 뿌리내려 너를 본 것이 나를 영영 눈뜰 수 없게 하여도, 그대로 푸른 멍이 되어도 .. 2005. 12. 10.
이 복도에서는 이 복도에서는 /나희덕 종합병원 복도를 오래 서성거리다 보면 누구나 울음의 감별사가 된다 울음마다에는 병아리 깃털 같은 결이 있어서 들썩이는 어깨를 짚어보지 않아도 그것이 병을 마악 알았을 때의 울음인지 죽음을 얼마 앞둔 울음인지 싸늘한 죽음 앞에서의 울음인지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이 .. 2005. 12. 6.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이정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커피 향기처럼 피어 오르는 날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창문을 모두 닫아 버리고 오직 당신을 향해 내 마음의 문을 엽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빨간 꽃봉오리처럼 내 마음의 잎새마다 가득히 맺혀 있는 날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창문을 모두 닫아 .. 2005. 12. 3.
서시 서 시 /나희덕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2005. 11. 23.
아침의 향기 아침의 향기/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 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 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 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 2005. 11. 18.
정도리에서 정도리에서 /나희덕 모난 돌은 하나도 없더라 정 맞은 마음들만 더는 무디어질 것도 없는 마음들만 등과 등을 대고 누워 솨르르 솨르르 파도에 쓸리어가면서 더 깊은 바닥으로 잠기는 자갈들 그렇게도 둥글게 살라는 말인가 아니다, 그건 아니다 안개는 출렁거리지 않고도 말한다. 저편에는 아무것도 .. 2005. 11. 14.
길 위에서 길 위에서 나희덕 길을 잃고 나서야 나는 누군가의 길을 잃게 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개미를 기억해내었다 눅눅한 벽지 위 개미의 길을 무심코 손가락으로 문질러버린 일이 있다. 돌아오던 개미는 지워진 길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전혀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 제 길 위에 놓아주려 했지만 그.. 2005.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