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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가족14

딸의 반란 주말과 쉬는 날을 합하여 4일을 내리 쉰다고 딸이 반찬을 가지러 왔다. 매달 식구들 용돈을 각자의 통장에 자동이체로 보내 주는 순수한(?) 이 딸아이의 월급날이 우리 가족에게는 한 달 중 가장 기쁜 날이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딸이 내려오면 모두 기쁨조가 되어 외식시켜 주랴 은파 유원지 등으로 .. 2008. 12. 1.
호랭이, 막걸리 마신 날 오후쯤 해서 호랭이가 막걸리가 먹고 싶다고 전화가 왔다. 깜짝 놀라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왔다. 막걸리를 사 주려고 달려온 것이 아니라, 평소 술이라면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 갑자기 막걸리 타령을 하니 이건 치매의 초기 증상임에 틀림이 없는지라 벽에 인분으로 칠을 하기 전에 막아야 되므로 .. 2008. 11. 6.
아들의 부도 요즘 군대는 참 편리해졌습니다. PX(군대 매점, 여성분들을 위한 배려임)를 이용할 때 용돈과 월급을 통장에 예치를 해 두고 카드로 지불을 한다는군요. 그래서 아들이 카드로 지불을 하는데 그 내역이 제게 문자로 오게 되어 있습니다. 가끔 문자가 옵니다. 회식이라도 있으면 7-8천 원이 나갈 때도 있.. 2008. 9. 3.
지병으로 블로그를 그만 두다. 지난 주에 해 봤던 위 내시경 검사 결과가 오늘 배달 되었다. 어떤 사람은 백수가 그냥저냥 살지 뭐하러 그런 것을 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결과는 당장 죽는 것은 아니기에 우선은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어디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썩 .. 2008. 8. 27.
첫 휴가 온 아들 지난 2월에 입대한 울 큰아들은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장갑병으로 차출되어 광주 기갑부대를 거쳐 현재 경기도 모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장갑병으로 뽑힌 자들은 신체 조건이 거의 완벽해야 하는데, 우리 큰아들이 거기에 선택된 것을 보면서 아랫도리의 뿌듯함과 함께 다음과 같은 .. 2008. 7. 6.
딸 앵벌이 시키다. 어제는 자격 시험이 끝나서 기숙사를 나오는 딸을 데리러 갔다. 짐을 싸기 위한 봉투가 필요해서 호랭이를 찻속에 놔 두고 딸과 둘이서 재래시장에 갔다. 봉투 몇 장을 사 가지고 나오는데 양미리가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그냥 올 내가 아니지. 두어 줄 골랐다. 그런데 내가 지갑을 찻속에 두고 온 것이.. 2008. 1. 27.
고스톱 고스톱 마늘을 찧고 있는 아내의 눈앞에 만 원짜리 몇 장이 든 내 검은 지갑이 흔들리면 물기도 마르지 않은 마늘내 박힌 아내의 앞치마가 거실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진다. 항상 시작은 아내의 선전이다. 내 지갑을 잠시 빠져나가는 세종대왕들이 날 보고 배시시 웃는다. 아내는 그저 좋아 더 크게 웃는.. 2007. 11. 25.
아들의 과 친구 쌍둥이가 내일 올라가는 버스표를 미리 끊는다고 해서 귀가하는 길에 버스 정류장에 들렀다. 나와 호랭이 그리고 딸은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는 동안 쌍둥이 둘이서 표를 사 왔고 옷을 바꿀 일이 있다기에 다시 시내로 향했다. 그런데 큰아들이 대합실에서 과 친구를 만났단다. 경상도 어디가 집인데 .. 2007. 9. 25.
사오정이 되다 위검사를 하러 갔다. "아저씨, 이것 들이키세요." 얼른 생수병 뚜껑만한 액체를 마셨다. "이리 들어오세요. 반듯이 누워 양말 내리고 가슴을 내 놓으세요." 심전도 검사를 했다. 그것을 마치니 또 약을 입에 물고 있으라 한다. '구강 마취제겠지?' "입 안에 머금고 계시다가 벨이 울린 5분 뒤에 뱉으세요" .. 2007. 8. 11.
용돈 월초면 애들 통장으로 용돈을 보낸다. 대학 4학년인 딸과 대학 2학년인 쌍둥이놈들에게. 그런데 용돈을 보내는 과정에서도 각자 개성이 그리 잘 드러날 수가 없다. 용돈 보내기 전 날 큰아들한테 전화가 온다. "엄마, 아빠한테 말씀드려서 내일 아침 일찍 입금해 주면 안 돼?" 똑 같은 돈을 주는 데도 이 .. 2007. 6. 16.
막둥이, 행방불명 되다. 2월에 서울로 올라가 지금까지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있는 막둥이와 호랭이의 그저께 통화 내용. "엄마 안 보고 싶어?" "보고 싶어. 그런데 누나는 언제 발표해?" 이번 주 수요일에 면접을 본 저희 누나 합격 여부가 걱정이 되나 보다. "다음 주 수요일. 그날 집에서 전화 안 받으면 느그 엄니 없어진 줄 .. 2007. 5. 19.
좋은 일 어버이 날 아침 큰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역시, 내 큰아들이야.' 마음이 뿌듯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어버이 날 감사의 말은 안 하고 대뜸 "아빠, 나 땡 잡았어요." 12시 넘어 고시원으로 돌아오는 중 편의점 앞 현금지급기 위에 돈이 무더기로 쌓여 있더란다. 편의점 주인에게 그 임자가 오면 찾아주라.. 2007. 5. 10.
할머니와 뱀딸기 어느 님 방에서 뱀딸기를 보았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들판을 쏘다니면 이것을 자주 보았는데 그때마다 친구들은 뱀이 먹는 딸기라서 뱀딸기라고 불린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숱하게 많은 뱀들을 만났지만 뱀이 그 딸기를 먹는 모습은 물론 그 딸기가 있는 근처에서조차 뱀은 커녕 뱀꼬리 한번도 본.. 2007. 3. 17.
야동 이야기 며칠 전 아들놈들 고시원에 다녀왔다 막둥이 아들은 2학년인데 신입생들 오티의 일을 맡았다고 집에 있지 않았다. 역시 바쁜 놈은 바쁜 놈이다 방안이 온 통 난장판이다. 이것저것 치워주다가 침대 밑을 보니 야동 시디가 나왔다. '새끼, 머스마는 머스마군. 크크' 아내가 볼까봐 슬그머니 저쪽 침대 깊.. 2007.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