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퍼 온 시

풀포기의 노래

by 여름B 2005. 12. 10.

              

                  풀포기의 노래

           

           

                                                /나희덕

           

          물줄기 마르는 날까지 폭포여,

          나를 내리쳐라

          너의 매를 종일 맞겠다

          일어설 여유도 없이 아프다.

          말할 겨를도 없이 내려 꽂혀라,

          거기에 짓눌리는 울음으로

          울음으로만 대답하겠다

          이 바위 틈에 뿌리내려

          너를 본 것이

          나를 영영 눈뜰 수 없게 하여도,

          그대로 푸른 멍이 되어도 좋다.

          너의 몸은 얼마나 또 아플 것이냐

'퍼 온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 한 번의 사랑  (0) 2005.12.18
사랑법  (0) 2005.12.15
이 복도에서는  (0) 2005.12.06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0) 2005.12.03
서시  (0) 200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