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검사를 하러 갔다.
"아저씨, 이것 들이키세요."
얼른 생수병 뚜껑만한 액체를 마셨다.
"이리 들어오세요. 반듯이 누워 양말 내리고 가슴을 내 놓으세요."
심전도 검사를 했다.
그것을 마치니 또 약을 입에 물고 있으라 한다.
'구강 마취제겠지?'
"입 안에 머금고 계시다가 벨이 울린 5분 뒤에 뱉으세요"
그리고 그녀는 내 베개를 고쳐주며 말했다.
"할머니 계세요."
아니, 내시경 검사를 하러 온 사람한테 할머니는 무슨 관계인가?
의아해서 내가 물었다.
"뭐라고요?"
"편안히 누워계시라고요."
그녀가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런
'편안히 계세요.'란 말을 '할머니 계세요'로 알아 듣다니.....
이제 나도 보청기를 해야 할 나이가 되긴 했지.
아직도 속이 쓰리다.
내시경을 과도하게 팍팍 돌리더니 식도와 위가 많이 상했나 보다.
2007. 08. 11.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