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못난이 가족

지병으로 블로그를 그만 두다.

by 여름B 2008. 8. 27.

 

 

     

     

    지난 주에 해 봤던 위 내시경 검사 결과가 오늘 배달 되었다.

    어떤 사람은 백수가 그냥저냥 살지 뭐하러 그런 것을 하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세상은 그런 것이 아니다.

     

    결과는 당장 죽는 것은 아니기에 우선은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이 어디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썩 기분이 좋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만성위염에 식도염이란다.

     

    나는 불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가진 것도 아니고 과식하는 편도 아닌데

    그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를 내가 잘 안다.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그것은 밥을 먹고 곧장 컴퓨터 앞에 쪼그리고 앉아 블럭질을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블로그를 그만 두든지 아니면 위가 탈이 나서 일찍 저 세상으로 가든지

    둘 중의 하나를 택하라고 호랭이가 입에 거품을 물고 난리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누가 이승을 일찍 하직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랴.

    나 또한 저 세상으로 먼저 가기는 싫다.

     

    그러면 내가 내릴 결론은 단 하나다.

    블럭질을 그만 두는 일이다.

    이곳에 헤어지지 못할 질긴 인연의 끈을 맺은 특별한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해야 할 필연의 이유가 있는 것 또한 아니기 때문에

    아주 쉽게 그만 둘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다행인가.

     

    이제 내일부터 블로그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마음이 홀가분하다

    진짜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없는 밤이다.

     

                                                    2008. 08. 27.  여름비.

     

     

     

     

     

     

     

      

'못난이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랭이, 막걸리 마신 날  (0) 2008.11.06
아들의 부도  (0) 2008.09.03
첫 휴가 온 아들  (0) 2008.07.06
딸 앵벌이 시키다.  (0) 2008.01.27
고스톱  (0) 2007.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