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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오리 어제 저녁의 활기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 어디서 놀다 왔는지 지친 몸들이 아침 햇살 속을 힘겹게 난다. 포근한 강물에 서서히 몸을 담근다 그리고 낮 동안 한가로이 강물에 몸을 일렁인다. 전신주 저 놈의 그리움은 멈추지도 않아 늙은 갈꽃이 눈보라 북풍에 흰 머리로 날리면 전신주에 매달려 울어대.. 2007. 1. 7.
겨울 갈대 / 박미숙 **겨울 갈대 ** / 박미숙 제 설움으로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칼들을 빗어 올리지 못하고 자꾸만 아래로 처박고 있는 것이 밀쳐지고 찔려가며 받은 상처 깊은 속내의 울음소리 들어주지 못하는 저 바람의 무심함 때문만은 아닙니다 위태로운 모습으로 돌아눕다 다시 또 돌아 서 보아도 끝끝내 떠나지 못.. 2006. 12. 31.
눈 구경 눈이 오지 않아 눈이 너무넘 보고 싶어 눈 구경을 갔다 새벽이라 전광판도 꺼져 있고 스키 강습을 받는 사람들만 앞쪽에서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썰렁하다. 아침 식사후 만선하우스 앞에서 본 원경이다, 먼산에 눈이 조금 덮혀 있고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 눈이 많이 내릴 것 .. 2006. 12. 29.
광주에서 오랜만에 광주를 다녀왔다. 무등산이 보고 싶다는 아내와 5.18 묘역을 가 보고 싶다는 아들들을 이기지 못하고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무등산 응달에 잔설이 처연하다. 이렇게 따스한 겨울이 또 있을까 싶다. 겨울답지 않은 겨울이라 창문을 열고 무등산을 드라이브했다. 한가하다. 2년만에 다시 왔지만.. 2006. 12. 25.
크리스마스 추억 우리 동네에도 교회가 하나 있었다. 시간이 나면 항상 그 교회의 넓은 마당에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다. 그 친구들 속엔 말집 아들이며 천도교회집 아들, 무당집 아들, 교회 종지기 아들, 쌀집 형제 등 각양각색의 친구들이 잡탕이 되어 땀투성이로 봄가을을 가리지 않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 2006. 12. 25.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오규원 문득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 오규원 잠자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는 것을, 그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밤 1시와 2시의 틈 사이로 밤 1시와 2시의 공상의 틈 사이로 문득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느낌, 그 느낌이 내 머리에 찬물을 한 바가지 퍼붓는다. 할말 없어 돌아누워 두 .. 2006. 12. 22.
눈발 / 정호승 눈발 정 호 승 별들은 죽고 눈발은 흩날린다 날은 흐리고 우리들 인생은 음산하다 북풍은 어둠 속에서만 불어오고 새벽이 오기 전에 낙엽은 떨어진다 언제나 죽음 앞에서도 사랑하기 위하여 검은 낮 하얀 밤마다 먼 길을 가는 자여 다시 날은 흐르고 낙엽은 떨어지고 사람마다 가슴은 무덤이 되어 희.. 2006. 12. 18.
가창오리 저 놈들이 낮에는 저 강에서 놀다가 해가 지면 밤마실 갔다가 그리고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다시 돌아와 강에서 몸을 추스린단다. 나는 낮에 죽으라고 일하다가 겨우 틈을 내 밤마실 다니는데 말이다. 정말 팔자 좋은 녀석들이 또 밤마실 떠나고 있다. 2006. 12.11. 2006. 12. 11.
그리움이 그대를 만나면/박해옥 그리움이 그대를 만나면 / 박해옥 흰옷의 무리들이 마안히 장사진을 이루는 강가를 걷습니다 그들의 틈새를 비집으며 거닐면 비틀대던 마음도 옷깃을 여미고 제 가끔의 상처와 멍을 안은 채 바다로 바다로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을 만나 그리운 마음을 띄워 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휘휘친친 안개에 휘.. 2006. 12. 6.
가창오리 가창오리의 군무를 찍으려고 대기 중인 차량들 대기 중 눈에 들어온 억새꽃. 석양에 밝게 빛난다. 드디어 카메라들을 설치한다 이미 어두워졌다. 아랫쪽으로 내려 가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 달이 떠서 대지를 밝히고 있다 드디어 떴다. 참 재미있게 논다. 새들이.... 서해안 고속도로 금강대교 달빛 속에.. 2006. 12. 3.
강변 풍경 어제는 가창오리의 군무를 만났는데 아뿔싸, 배터리가 모두 가 버렸다. 오늘 퇴근길 눈이 개미 눈물만큼씩 내린다. 달리는 차 안에서 유리창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눌러댄다. 이러다가 제 명을 못 채우지. 강 아랫쪽은 조류독감으로 인하여 곳곳에 소독약을 가득 실은 트럭이나 탱크를 두고 소독하기에.. 2006. 12. 2.
달과 6펜스 <사진을 클릭하셔서 크게 보세요> 철새들이 날아들고 있다. 머나먼 여정의 경유지로 혹은 정착지로 이 땅을 찾은 저들이 요즈음 고병원성 조류독감의 발생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낭만과 희열을, 때로는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그들이 우리로 부터 경계의 대상이 되어, 잠시 머물렀던 강둑은 여.. 2006. 11. 30.
바지를 내려도 좋다 그 아들놈은 공부도 지지리 못해서 경기도 어디 시골에 있는 전문 대학에 들어갔다. 꼴에 여자를 하나 사귀었다고, 데리고 있는 외삼촌이 알려 왔다. 걱정이 태산이다. 이 녀석 고등학교 때도 말썽을 꽤 피우던 놈인데 덜컥 임신이라고 시켜서 데리고 오면 어쩔 것인가? 전화를 했다. "야 우리 집에서 .. 2006. 11. 28.
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이정하 어디까지가 그리움인지 ㅡ 이정하 걷는다는 것이 우리의 사랑에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마는 그대가 그리우면 난 집 밖을 나섭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난 그대 생각을 안고 새벽길을 걷습니다.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부터가 이별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따뜻함이 절실할 때입니다. 새.. 2006. 11. 23.
군산 철새 축제 하구둑 휴게소 철새 모양을 본 떠 만들었다고 한다. 전망대 입구 아직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전망대 입구 주차장 차량들이 슬슬 주차장을 채우기 시작한다. 서천 쪽에서 본 하구둑 점점이 철새들이 강에 박혀 있다. 인적을 피해 강 가운데 진을 친 철새들 꽃마차 아닌 등마차 마차를 등으로 요란.. 2006.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