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들놈은
공부도 지지리 못해서 경기도 어디 시골에 있는 전문 대학에 들어갔다.
꼴에 여자를 하나 사귀었다고, 데리고 있는 외삼촌이 알려 왔다.
걱정이 태산이다.
이 녀석 고등학교 때도 말썽을 꽤 피우던 놈인데
덜컥 임신이라고 시켜서 데리고 오면 어쩔 것인가?
전화를 했다.
"야 우리 집에서 파는 장화말이다. 질 좋은 것 너 알지?"
"엄니는....."
전화할 때마다 의료기상을 하는 엄니는 자기집 장화 자랑을 아들한테 해댔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야, 너 남자는 말이다. 함부로 바지 내리는 것 아니다 잉"
또 전화로 단속을 해댔다
"엄니는 또 그 소리....."
안 되겠다.
올라가 보자
데리고 나오라고 해서 만나봤다.
'오매, 이쁜 것. 못난 놈이 어디서 저런 참한 애를 사귀었다냐?'
한 눈에 그 여자애가 마음에 쏙 들어 버렸다.
"야, 가자"
커플로 옷을 사 입혔다.
정말 잘 어울린다.
아니, 아들에게 과분하다.
그러고 나니 너무 빠르지만 며느리를 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한쪽으로 아들 귀를 잡고 끌고 가서
"야, 저 애 참하게 생겼다. 잘 사귀어라 잉"
"엄니, 나는 자가 여자로 안 보여"
'아니 이 오살 놈이 먼 소리다냐?'
"야, 잘 들어라 잉. 남자는 말이다. 바지를 내릴 때는 확 내려 뿌러야 한다 잉"
호랭이의 친구 아들 이야기다.
2006. 11. 28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