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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바지를 내려도 좋다

by 여름B 2006. 11. 28.

그 아들놈은

공부도 지지리 못해서 경기도 어디 시골에 있는 전문 대학에 들어갔다.

꼴에 여자를 하나 사귀었다고, 데리고 있는 외삼촌이 알려 왔다.

걱정이 태산이다.

이 녀석 고등학교 때도 말썽을 꽤 피우던 놈인데

덜컥 임신이라고 시켜서 데리고 오면 어쩔 것인가?

전화를 했다.

 

"야 우리 집에서 파는 장화말이다. 질 좋은 것 너 알지?"

"엄니는....."

 

전화할 때마다 의료기상을 하는 엄니는 자기집 장화 자랑을 아들한테 해댔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야, 너 남자는 말이다. 함부로 바지 내리는 것 아니다 잉"

 

또 전화로 단속을 해댔다

 

"엄니는 또 그 소리....."

 

안 되겠다.

올라가 보자

데리고 나오라고 해서 만나봤다.

 

'오매, 이쁜 것. 못난 놈이 어디서 저런 참한 애를 사귀었다냐?'

 

한 눈에 그 여자애가 마음에 쏙 들어 버렸다.

 

"야, 가자"

 

커플로 옷을 사 입혔다.

정말 잘 어울린다.

아니, 아들에게 과분하다.

그러고 나니 너무 빠르지만 며느리를 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다.

한쪽으로 아들 귀를 잡고 끌고 가서

 

"야, 저 애 참하게 생겼다. 잘 사귀어라 잉"

"엄니, 나는 자가 여자로 안 보여"

 

'아니 이 오살 놈이 먼 소리다냐?'

 

"야, 잘 들어라 잉. 남자는 말이다. 바지를 내릴 때는 확 내려 뿌러야 한다 잉" 

 

 

호랭이의 친구 아들 이야기다. 

 

 

                                                                     2006. 11. 28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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