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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향한 그리움이/이정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이정하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커피 향기처럼 피어 오르는 날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창문을 모두 닫아 버리고 오직 당신을 향해 내 마음의 문을 엽니다. 당신을 향한 그리움이 빨간 꽃봉오리처럼 내 마음의 잎새마다 가득히 맺혀 있는 날에는 세상을 향한 나의 창문을 모두 닫아 .. 2006. 6. 29.
그대에게 가고 싶다/안도현 그대에게 가고 싶다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 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별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 2006. 6. 27.
강가에 나가 강가에 나가 흐르는 것은 저 강물만이 아니고 지나가는 것은 저 바람만이 아닌 것을 날마다 저물어가는 강가에 나가 깊어가는 안타까움 띄워 보낸다. 계절은 지나 철새들 자취도 없고 갈잎 새 이파리로 파랗게 물이 드는데 기다린다고 피지 않을 꽃이 힘들어 피는 것도 아니련만 왜 흐르는 강가에서 .. 2006. 6. 18.
슬픔을 위하여/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정호승 슬픔을 위하여 슬픔을 이야기하지 말라. 오히려 슬픔의 새벽에 관하여 말하라. 첫아이를 사산(死産)한 그 여인에 대하여 기도하고 불빛 없는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그 청년의 애인을 위하여 기도하라. 슬픔을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의 새벽은 언제나 별들로 가득하다. 나는 오.. 2006. 6. 17.
넥타이를 매면서/복효근 넥타이를 매면서 /복효근 넥타이를 목에 걸고 거울을 본다 살기 위해서는 기꺼이 끌려가겠다는 의지로 내가 나를 묶는다 한 그릇 밥을 위해 기꺼이 목을 꺾겠다는, 또한 누군가를 꼬여 넘기겠다는 의지 그래서 무엇을 그럴싸히 변명하겠다는 듯 넥타이는 달변의 긴 혓바닥을 닮았다 그것이 현란할수.. 2006. 6. 15.
나포에서 나포에서 누가 버렸을까 구겨진 담배곽이 바람에 굴러간다. 던져진 어망에서 생명체 팔딱이는데 낚시꾼의 가방이 오후처럼 바랬다. 선뜩 팔에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 빈 가슴을 쓸어 본다 하나 둘 꺼내 주다 빈 껍질로 던져진... 누가 버렸을까 던져진 인연 저녁 바람에 쓸려간다 2006. 06. 11 2006. 6. 11.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백창우 소주 한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2006. 5. 31.
오월의 향기여 오월의향기여 冬柏/김인태 신록의오월은 잎새에 나온다 푸른빛 새 생명 약동하고 내 마음 사립문 활짝 열린다. 그늘진 바위틈 움추린 나리꽃잎 얼룩진 얼굴 하고 찬란한 빛그리며 나래를 편다. 싱그러운 풋향기 오리나무 흔들리는 몸짓 내 가난에 서러운 마음 언저리 온정을 베푼다. 솜털같이 퍼지는 .. 2006. 5. 22.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 박남준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박남준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사는 일도 어쩌면 그렇게 덧없고 덧없는지 후두둑 눈물처럼 연보라 오동꽃들, 진다 덧없다 덧없이 진다 이를 악물어도 소용없다 모진 바람 불고 비, 밤비 내리는지 처마끝 낙숫물 소리 잎 진 저문 날의 가을숲 같다 여전하다 세상은 이 산중, 아침.. 2006. 5. 21.
[스크랩] '그 때' 특전사 출신 목사가 고백하는 5.18 광주민중항쟁 "5월 그 날이 다시 오면…""5월 그 날이 다시 오면…" '그 때' 특전사 출신 목사가 고백하는 5.18 광주민중항쟁 이경남 / 경기 평택효덕감리교회 목사 , 2006-05-18 오전 10:59:00 ⓒ 이경남 목사 1980년은 우리 사회가 격동을 경험한 시대였을 뿐 아니라 나 개인적으로도 고통의 시기였다. 당시 나는 신학대학 졸.. 2006. 5. 19.
수장 樹 葬 /문인수 나무 한 그루를 얹어 심는 것으로 무덤을 완성하면 어떨까. 平平하게 밟아 그 일생이 보이지 않으면 되겠다. 너무 많이 돌아다녀 뒤축이 다 닳은 족적은 그 동안 없는 뿌리를 앓아온 통점이거나 罪, 쓸어모아 흙으로 덮는다면 잘 썩을 것이며 그 거름을 빨라 한탄 무성하면 되겠다. 어떤 .. 2006. 5. 19.
인생 2006. 5. 18.
석양 석양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이만큼의 거리에서 너를 바라만 보는 것은 네 이름을 부를 수 없는 까닭이다. 안타까움으로 안타까움으로 손을 내밀면 한 음계씩 어두워지다가 끝내 뒷걸음으로 사라지는 너. 2006/05/15. 대전 국립과학관에서 곤충전이 열려 잠시 들러 보았다. 나비 표본들과 얼마 간의 곤충.. 2006. 5. 15.
오월 오월 ― 이은채 언덕은 멀리 귀를 모으고 숲은 고요했네 핀들핀들 몸을 흔들던 풀꽃방망이들 내 물컹한 종아릴 툭툭 치는 짓궂게 웃는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몸을 옮기며 저 새들 힘차게 깃을 터는 숨 고르는 구름을 뚫고 내려온 햇살 어린 잎새에 내려앉는 조심스레 스며드는 꽃다지 냉이꽃 가늘가.. 2006. 5. 12.
격포 채석강 격포 채석강을 다녀 왔다. 내 청춘의 심장이 가장 왕성하던 시절 이곳에서 2년반을 그렇게 바다에 쏟아 부었다 침식으로 생겨난 동굴들. 인적이 그치면 청설모들이 주인이 된다 아가씨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물이 나면 동기들과 뛰어다니던 곳 고참이 된 뒤 넓은 바위에 앉아 가끔 별을 보면서 소주잔.. 2006. 5.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