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포 채석강을 다녀 왔다.
내 청춘의 심장이 가장 왕성하던 시절
이곳에서 2년반을 그렇게 바다에 쏟아 부었다
)
침식으로 생겨난 동굴들.
)
인적이 그치면 청설모들이 주인이 된다
)
아가씨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물이 나면 동기들과 뛰어다니던 곳
)
고참이 된 뒤 넓은 바위에 앉아 가끔 별을 보면서 소주잔을 기울였다.
)
등대쪽에서 바라다 본 채석강
)
배 몇 척이 떠 있는 격포항 등대마저 한가하다
)
배들이 가끔씩 들락거리는 항구의 입구에서 무엇인가 건져 올리려는 태공들
)
등대로 나가는 제방에는 가볍게 회를 파는 구멍가게들이 있다.
이곳에서 군 생활을 했다.
이름하여 전투경찰!
지금도 전투경찰의 군기가 얼마나 드센지 모르겠으나 가끔 배속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원이 자살했다는 보도를 접한다.
그럴 때마다 나의 그 시절을 떠 올린다
매일 밤마다 계속되는 구타.
경비를 끝마치고 이제 잠자리에 들겠구나 하고 돌아오면 여지없이 기다리고 있는
고참들의 괴롭힘.
나는 간다.
너희들 같은 치졸한 인간들의 놀림감이 되고자 지원한 것은 아니다.
차라리 나를 죽여 너희들의 재미를 없애고 말겠다.
자살 방법은 기차에 두 도막으로 잘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외출을 나가 김제역에서 익산까지 표를 끊었다.
역이 세 개이므로 세 번의 기회가 있다.
김제역에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다음 와룡역
용기가 부족했다.
다음 부용역
출발하면 나는 기차 바퀴 아래에 누우면 된다.
기차가 출발한다.
기어들어가야 한다.
가자.
이때
눈 앞을 가리는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였다.
내 목숨은 내 것이 아니었다.
일찍이 부모님 것이었음이 문득 떠올랐다.
오늘 그 어머니께서 바닷바람도 좀 쐬고 회를 드시고 싶다고 하신다.
"틀니로 회맛이 나요?"
"왜, 돈이 아깝냐?"
"빨리 차에나 조심해서 올라타세요"
2006/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