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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212

금구 조각 공원 금구 조각공원을 가다. 전에 왔을 때보다 달라진 게 거의 없었다. 오히려 작품이 줄어든 느낌이다. 둘러 보는 동안 양지쪽에 앉은 할머니는 예전처럼 입장료를 빨리 달라고 성화셨다. 돌아나오는 길에 작업장에서는 조각가가 마스크를 한 채 글라인더 소리 요란하게 하얀 돌가루를 날리고 있었다. 그.. 2008. 1. 7.
내소사의 가을과 겨울 입대를 앞둔 큰아들과 호랭이를 데리고 변산반도를 돌아 왔습니다. 도중에 해안도로 곳곳에 몇 무더기의 차량들이 정차해 있는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인가 했었는데 고사포해수욕장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것은 태안에서 유출된 기름 찌꺼기가 이곳까지 밀려 왔는데 방제에 나선 공무원들.. 2008. 1. 4.
직소폭포 가는 길 아마 내소사에서 올랐을 것이다. 오르다 길이 없어져 어렵게 잡목들을 헤집고 힘겹게 다달았던 직소폭포. 시간이 없어 이끼에 젖어 있던 폭포를 눈빛으로 마주하다 부서져 애타는 소리를 뒤로하고 월명암으로 향했었지. 내 스물두 살 여름. 폭포물같이 푸르렀던 젊은 그날 인생에도 낙엽이 지는 날이 .. 2007. 10. 28.
2007. 10. 26.
잠깐 나들이 어? 벌써 시월의 마지막 주말? 먼 노무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곧 시월의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내서는 안 된다고들 악을 쓰겠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하는 것이 세월이고 먹어야 하는 게 나이인 것을 아는 억새는 조용히 석양에 기울어 가고, 가진 것 다 빼앗긴 감나무 제 성.. 2007. 10. 26.
내소사에서 전나무 숲길에서 물푸레나무잎을 보다가 왕벚나무길 사천왕문 곁에 가을이 왔음을 본다. 다실에 앉으니 낮은 소나무가 나를 바라본다. 각이 낮아지는 햇살에 마음을 반짝이며 오랜 시간 작은 잎새 하나 까딱이지 않고 흐르는 시간 속을 저리 참고 있었을 텐데 나도 저렇게 항상 몸을 낮추고 세상에 흔.. 2007. 10. 2.
가을의 문턱 억새꽃 끝에서 가을 요정이 빛나고 있네요. 강가는 억새꽃이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기나긴 빗속을 지나오면서도 제 조상의 모습을 잃지 않은 저 머리 풀고 날리는 억새의 모습 수줍은 코스모스 카멜레온처럼 서서히 제 몸 색깔을 바꾸는 밤송이 뭉개 구름 솜털같은 꽃을 화사하게 보여주던 자귀나무.. 2007. 9. 20.
비가 오는 날 갯메꽃 바닥에 엎드려 낮은 꽃을 피우고 달맞이꽃이 노랑나비처럼 작은 가지에 매달려 있던 곳에 늦은 여름비가 세차게 내린다. 몇 발자욱 딛기도 전에 용케도 구두 속을 뚫고 들어온 빗물 양말을 적시는 줄 알았더니 어! 어느새 가슴까지 차고 올라와 우수수 황토빛 가을로 젖게 만든다. 2007. 09. 16. 여.. 2007. 9. 17.
산다는 게 이제 새로이 알게 되는 것보다 그 동안 알고 있던 것을 잊어 버리는 게 더 우세하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고 새로운 인연보다 접어야 하는 인연이 더 많은 계절이다. 때가 되면 결국은 가슴을 열고 나조차 버려야 한다. 2007. 08. 26. 여름비 ...... 이미 지나버린 꿈들에 집착해 온 나날들 그대가 곁에 있.. 2007. 8. 26.
한산 모시관 한산 모시 축제가 5월에 열리다가 모시풀이 익는 때는 7월이라고 해서 올 처음 7월로 옮겨 거행하였는데 바로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한산 모시관 전시실과 모시를 짜기 위한 도구들을 전시해 놓은 전시실 그리고 모시풀입니다. 현대 감각을 살려 지은 옷들이 상당히 멋있지요? 구경하시고 입어도 보신 .. 2007. 8. 21.
순천만 갈대와 여수 오동도 떠나기 전 일기예보를 검색해 보니 국지성 호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순천만 갈대가 보고 싶었다. 꼭 한번 만나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가 벌써 몇 년이 지나 버렸고 보아 주는 이 없이 밤이면 꺼이꺼이 낮은 소리로 울고 있을 옛 연인같아 도저히 이번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러나 강.. 2007. 8. 8.
은파 분수 집에 내려온 딸과 호랭이를 데리고 은파 저수지에 갔습니다. 더위에 밀려 나온 사람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어서 차조차 댈 곳이 없었지만 요행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도 옆 사람들의 요란한 말소리는 어쩔 수 없네요. 남은 여름 시원하게 보내세요. 2007. 08. 04. 여름비 2007. 8. 4.
채련곡(采蓮曲) / 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 蓮花深處繫蘭舟 逢郞隔水投蓮子 或被人知半日羞 해 맑은 가을 오후 옥처럼 새파란데 연꽃 우거진 곳에 목란배를 매어 놓았네 물 건너 임을 만나 연밥 따서 주고는 혹시나 남이 봤을까 반 나절이 부끄러웠죠 - 허난설헌 - 연꽃보다 연밥에 그보다 수줍음에...... 그대에게 보냅니다. 2007... 2007. 7. 27.
해바라기 풍력발전기 두 대가 멈추어 있고 기사인 듯한 사내가 수선 중이었다. "아저씨, 해바라기밭을 가려면 어디로 가요?" "아, 해바라기밭이요? 여기서 좌회전해서 세 블럭쯤 가면 밭이 보일 겁니다. 오식도에 있어요" 더 설명해 주려다가 외국인이 말을 걸자 그쪽으로 고개를 돌려 버린다. 나는 차를 돌려 버.. 2007. 7. 24.
여름날의 꽃들 간간이 빗방울이 머리에 떨어졌다. 혹시나 염려하는 마음에 렌즈를 자주 닦았다. 형제목공소 큰사장님이 비비추를 찍는 동안 다른 꽃도 추천해 주었다. 제 발은 빼놓고 바탕화면으로 사용하십시오. 2007. 07. 15. 여름비 2007.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