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장난이 아니네
날이 흐리다.
그래서 출근길 시동에 20초는 족히 걸렸을 거다.
오늘 점심은 동태찌개를 시켰다.
점심 뭐 드실거예요?
애교를 잔뜩 넣어 경희씨가 묻는다.
볶음밥!
잠시 나보다 더 보수를 많이 받는 사람한테 다녀오더니
다른 것을 시키잔다.
동태찌개!
이를 닦고나서 거울을 본다.
와아!
백발 삼천 장!
저도 다 날 때가 되었기에 나오는 것이거늘
쓸데 없는 원망을 한들 무슨 소용있겠는가.
오매오매 인간 다 되야 부렀네.
거울 속 머리를 헤치며 나는 중얼거렸다.
구여사가 강그라지게 웃는다.
인생 종쳐 부렀다잉~
거니 온니나 불러내서 벌교 꼬막이나 묵으러 갈꺼나.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