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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투명 인간이 되는 마을

by 여름B 2020. 3. 11.







   <웅포대교 인근>


투명 인간이 되는 마을


  인가가 보이는 언덕길에 올라서자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한 마리가 짖자 또 한 마리가 따라 짖고 이내 서너 마리쯤 되는 소리들이 번갈아

또는 겹쳐가며 들리는데 개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공중을 가른다. 개가 짖으면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고 인적이 보일 법도 한데

마을 길을 통과하는 내내 유령 마을처럼 단 한 사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개들은 어디선가 숨어서 계속 짖어댄다. 내 눈에 마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 마을 사람들의 눈에도 내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혹시 이 마을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투명 인간이 된다는 것인가.

개의 눈에는 보이고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들이 사는 마을. 이곳에 오면 모두 투명인간이 되는 마을. 



요즘 시골 마을에 가면 집들은 많은데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쩌다가 하나 둘 눈에 띄지만 그들은 모두 노인들 뿐이다.

1960년대 합계출산율이 6명이었는데 요즘 소수점으로 떨어졌다.

부 한 쌍이 한 명도 낳지 않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2~3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