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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없이

여름비의 * * 공개

by 여름B 2006. 7. 2.

    오래 전부터 속이 좋지 않아 대장 내시경검사를 해보려고 열흘 전쯤에 예약을 했었다. "3일 전부터는 콩나물과 같은 줄기 반찬을 드시지 말고, 검사 전일 밤 10시에 첫번째 약을 먹고 다음 날 검사 당일 6시에 두번째 약을 드세요. 그리고 바로 여기 4리터 물병에 물을 가득 채워 잘 흔들어 약과 잘 섞은 뒤 10분 간격으로 한 컵씩 마시고 더불어 맹물도 한 컵씩 마시세요." 8리터의 물을 물마시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마시고 또 마시고 그곳(?)이 헐도록 화장실을 다녔다. 드디어 병원에 도착해서 검사용 바지로 갈아 입고 침대에 누웠더니 링거액 주사 바늘을 팔뚝에 꽂는다. 검사용 바지는 뒷부분이 터졌는데 그 부분을 들추어 볼 수 있도록 가로세로 30센티미터 정도의 헝겁으로 가려져 있는 헐렁한 바지다. 방금 검사를 마친 옆 침대 아저씨한테 물었다 "많이 아픈가요?" 머뭇거리다가 대답한다. "마취도 안 되고 좀 아픕디다" 허걱!!! '아니, 수면 내시경이라는데 마취도 안 되나?' 이윽고 검사실로 옮겨 가서 누우니 마취 주사를 놓는다. 그리고 뒷 부분(?)이 드러나도록 간호원이 헝겁을 들추어 놓는다. 검사라지만 그래도 부끄러웠다. 그 뒤는 모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누가 깨워 일어났다. 호랭이가 깨운 것이다. '어, 벌써 끝났나?' 남들은 대부분 마취 주사를 놓아도 잠이 잘 안 드는데 나는 검사하는데도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 나보다 늦게 들어온 사람들 몇 명이나 나가도록 침대에 누워 있었나 보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나오지 않으니까 호랭이가 검사실로 들어와 보았단다. 그랬더니 내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더라는 것이다. 그것도 검사용 바지의 뒷부분 가리게 헝겁이 올려져 중요한 부분(?)을 활짝 내놓은 채 말이다. 이럴 수가 있는가 아무리 자기들은 항상 보는 것이라고 하지만, 마취되어 잠들어 있는 사람의 그 중요한 부분도 가려주지 않아 훤히 드러나게 해놓은 채 그대로 두었던 것이다. 참 무심한 간호사들이다. 사람 그 구멍이 뭐가 보기 좋다고 벌려 놓았을까. "호랭아 얼른 가자" 그들을 탓하여 더 무엇할 것인가 무안한 얼굴을 보이기 싫어 얼른 일어나 옷을 부리나케 갈아입고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나왔다. 바로 어제는 여름비의 * * 가 공개된 날이었다. 2006/07/01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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