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에서
/여름비
바라보면
모두 안개같은 사람들
저마다 옷을 걸친 삶의 방식들이
술빛 목소리를 타고 비틀거리다
지친 불빛 아래 줄기로 오르고
무겁게 꺾어 보지만
언제나 마시는 건 빈 가슴뿐.
창 밖을 달리는 저 불빛들은
진정 갈 곳을 못 찾은 것일까.
하루의 마침표마저
찍어내지 못하는 어깨들
겯기도 짐이 될까
엇갈리는 서로의 눈빛
가진 것 없는 허망한 빈잔들이
살아 온 날같은
상처뿐인 탁자에 떨어지고
내일마저 긴 날숨으로 취하는데
바라보면
모두 안개같은 사람들
200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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