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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

금강하구의 갯벌

by 여름B 2020.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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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굵직한 나무에 몸을 최대한 세워서 앞발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발톱 자국을 남긴다.

호랑이는 엉덩이를 뒤로 돌려 꼬리를 쳐들고 벽에다가 오줌을 사정없이 분사해 놓는다.

앞발도 없고 세울 수 있는 꼬리도 없는 바다는 자신의 영역을 비울 때마다 갯벌에 서각을 해 놓는다.

그게 어떤 이는 지렁이 모습이라고도 하고 뱀이라는 사람도 있고 조금 더 쳐 준 사람은 비단뱀이라고도 했다.

어느 날 바다에 슬그머니 물어 보았더니 바다가 조용히 말했다.

용을 새긴 거라고.

개나 소나 양의 동서나 심지어 조폭들이나 할 것 없이 용이 제일 강한 줄은 아는 모양이다. 

용 문신의 바다는 강하다


바다가 새긴 서각 작품에 오리가 어지럽게 낙관을 찍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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