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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기

홍산 관아와 객사

by 여름B 2020. 3. 1.

























몇 년 전부터 손 봐 오던 홍산 관아가 완전히 정비된 모습을 보여줬다.

관아는 다섯 채의 건물군으로 되어 있다.

먼저 외문루라 불리는 정문과 정문 외쪽에 관청, 그리고 정문을 들어서면 수 령이 업무를 보던 동헌,

동헌의 왼쪽에 관아의 자제들이 공부하던 책방, 그리고 동헌의 오른쪽으로 죄수들을 다루던 형리들의

업무 장소인 형방청이 있고 정문에서 한 4-50미터 따로 떨어져 있는 객사가 있다.




       

천돌이라는 곳/정끝별

 

 

목울대 밑 우묵한 곳 그곳이 천돌

 

쇄골과 쇄골 사이 뼈의 지적도에도 없는

물집에 싸인 심장이 노래하는 숨 자리

목줄이 기억하는 고백의 낭떠러지

 

와요 와서 읽어주세요 긴 손가락으로

아무나가 누구인지 모든 게 무엇인지

묻어둔 술통이 익을 즈음이면

숨들이 밤으로 스며들고

혼잣말하는 발자국이 하나둘 늘어나요

어떤 이름은 파고 또 파고 어떤 이름은 묻고 또 묻고 애초에 없었던 어떤 이름은 그냥 밟히기도 하고

박힌 희망에 호미 자루가 먼저 달아나기도 하는데요 그럴 때면

눈물의 밀사가 관장하는 물시계 홈통에 물 떨어지는 소리

와요 , 어서 와서 대주세요 긴 손가락의 지문으로

지도에도 없는 천 개의 돌을 열어주세요

발소리도 없이 들었다 잠시 별을 피워낸 서리입김

유리컵처럼 내던져진 너라는 파편과

인도코끼리 같은 오해의 구름 ,

그리고 지리멸렬에 묶인 지리한 기다림이

기억의 물통을 채울 때면 망각의 타종 소리가 맥박처럼 요동치는 곳

 

뜻밖을 살게 한 천돌이라는 그곳

어떤 이름을 부르려 달싹이는 입술처럼

천 개의 숨이 가쁜 내 고통의 숨통

 

정끝별 시집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문학동네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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