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렌즈에 담기

만경 능제저수지 겨울 풍경

by 여름B 2017. 12. 16.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박노해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나는 너무 서둘러 여기까지 왔다

여행자가 아닌 심부름꾼처럼

 

계절 속을 여유로이 걷지도 못하고

의미있는 순간을 음미하지도 못하고

만남의 진가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나는 왜 이렇게 삶을 서둘러 멀어져 왔던가

달려가다 스스로 멈춰서지도 못하고

대지에 나무 한 그루 심지도 못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주어진 것들을 충분히 누리지도 못했던가

 

나는 너무 빨리 서둘러 왔다

나는 내 삶을 지나쳐 왔다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내 생을 내가 제대로 살았을까?

            얼마나 남았을 지도 모르는 여생을 내 맘대로 살 수 있기를....




 


'렌즈에 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주호 주변에서 놀다  (0) 2018.01.04
선유도의 새벽   (0) 2018.01.01
금강 하구둑 겨울 풍경  (0) 2017.12.16
싸리꽃  (0) 2017.07.08
유월의 장미  (0) 2017.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