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상
이명우
오남매가 모여서
누가 어머니를 모실까, 상의하였다
다들 모시지 않는 이유를 들이밀었다
장례식장에 오남매가 다시 모였다
관에 매달려서 울음을 터트렸다
구십 넘은 노모는 제 집을 찾은 양
너무나 편안하게 누워 있다
자식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장의사가 수의를 몇 겹으로 입혀놓고
아무리 묶어도 자유로운 몸을
단단히 묶고 있다
서로 모시겠다고
바람과 흙과 물이 대기하고 있다
문상객들이 상주한테 말한다
호상이군, 호상이야
불과 일 주일 전 생전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 주고
이튿날 훌훌 떠나버린 친구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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