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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지삿개에서 / 김수열

by 여름B 2008. 10. 18.

 

 

                    지삿개에서

                                                         김수열


          그립다,는 말도
          때로는 사치일 때가 있다
          노을구름이 산방산 머리 위에 머물고
          가파른 바다
          魚花 점점이 피어나고
          바람 머금은 소나무
          긴 한숨 토해내는 순간
          바다끝이 하늘이고
          하늘끝이 바다가 되는 지삿개에 서면
          그립다,라는 말도
          그야말로 사치일 때가 있다

          가냘픈 털뿌리로
          검은 주검처럼 숭숭 구멍 뚫린
          바윗돌 거머쥐고
          휜 허리로 납작 버티고 선
          갯쑥부쟁이 한 무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