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이를 빼고 온 딸이 기념으로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오래 살다 보니 별 기념도 다 만나게 되지만 어쩔 수 있나요?
그래서 분위기가 좋을 것 같은 새로 개업한 집으로 갔습니다.
딸의 입이 저렇게 생겼는데 입이 나온다고 물경 위 아래 네 개를 빼야 한다니
믿기지가 않았지만 하늘 같은 의사의 말을 믿고 빼고 왔는데
그래도 좋다고 포즈를 잡네요.
이뻐진다면 즈그 아버지도 제물로 바칠지 몰라요.
식사 후
내가 무대에 정신이 팔려 있다가 보니 딸이 침을 튀기며 호랭이한테 이야기 합니다.
들어보니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인데도 말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김현식의 노래를 불러 주네요.
박수 쳐 주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노래가 그래서인지 맛이 나지 않게 부르더군요.
그 가수가 왜 신이 나지 않았는지를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그 진짜 이유를 집에 와서 이 사진을 보고 비로소 알았지요.
바로 무대 밑에서 콧구멍을 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ㅎㅎㅎ
<딸이 사진을 올린다고 하니 초상권을 운운하며 방방 뛰기에 안 올린다고
뻥을 깐 뒤 몰래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