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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기

이별

by 여름B 2006. 1. 1.

             이   별
        이보게 
        그거 별 것 아니더군.
        산에 오르기가 힘들어도
        내려가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더군
        활화산처럼 타올랐던 뜨거움도
        찻잔 하나 식으니 
        싸늘해지고
        웃음으로 쌓아올린 옹근 성벽이
        해빙기의 얼음처럼
        단 한 번의 바람에
        조각조각 부서지고 말더군
        정제되지 못한 자모 몇 개가
        가리마가 되어 
        고하도 앞바다를 돌아오기도 전에
        그 긴 날들을 
        양쪽으로 선명히 갈라놓았더군
        참 
        별 것 아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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