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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흔들리는 것들 / 나희덕

by 여름B 2005. 9. 25.


                       흔들리는 것들 
         
                                                          나희덕

          저 가볍게 나는 하루살이에게도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