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빠져죽고 싶었던 강, 그대
/이 정하
저녁 강가에 나가
강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때마침 강의 수면에
노을과 함께 산이 어려 있어
그 아름다운 곳에 빠져죽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가끔 사람을 어지럽게 하는 모양이지요.
내게 있어 그대도 그러합니다.
내가 빠져죽고 싶은
이 세상의 단 한 사람인 그대.
그대 생각을 하며 나는
늦도록 강가에 나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강물은 쉬임없이 흐르고 있었고,
흘러가는 것은 강물뿐만이 아닌 세월도,
청춘도, 사랑도, 심지어는 나의 존재까지도
알지 못할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나온 길마저도 덧없이 흘러서
나는 이제 돌아갈 길 아득히 멀고......
'퍼 온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복효근 (0) | 2005.10.05 |
---|---|
어디에도 없는 그대 / 이정하 (0) | 2005.10.03 |
그대에게 묻는다/이이원 (0) | 2005.09.29 |
흔들리는 것들 / 나희덕 (0) | 2005.09.25 |
낯선 편지 /나희덕 (0) | 2005.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