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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내가 빠져죽고 싶었던 강, 그대 / 이정하

by 여름B 2005. 10. 1.

    내가 빠져죽고 싶었던 강, 그대 /이 정하 저녁 강가에 나가
    강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때마침 강의 수면에
    노을과 함께 산이 어려 있어
    그 아름다운 곳에 빠져죽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아름답다는 것은
    가끔 사람을 어지럽게 하는 모양이지요.
    내게 있어 그대도 그러합니다.
    내가 빠져죽고 싶은
    이 세상의 단 한 사람인 그대.
    그대 생각을 하며 나는
    늦도록 강가에 나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도 강물은 쉬임없이 흐르고 있었고,
    흘러가는 것은 강물뿐만이 아닌 세월도,
    청춘도, 사랑도, 심지어는 나의 존재까지도
    알지 못할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내가 지나온 길마저도 덧없이 흘러서
    나는 이제 돌아갈 길 아득히 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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