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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묻는다
/이이원
인연은
어느 한 순간에 얻어지는 이름이 아님을 알기에
사하라의 모래바람 속을 밤낮으로 걸으며
몇 겁의 전 전생에 그대를 그리다
내가 차지할 모든 욕망들을 묻은 뒤
겨우 사람 몸 받아 지금껏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러니
봄비 오면 싹트는 저 힘찬 생명의 언어를
눈빛에만 담을 수 없어
오관을 열어 담는 이 황홀한 날,
노을은 어쩌자고 저리 붉고
저녁 무렵
바람은 얼마나 울부짖었는지
우 우 우 쉰 목소리로 분다
푸른 그늘을 찾아 허기진 꿈을 누이면
새벽 언저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정직한 그대가 별처럼 빛나니
꿈이 깨어 차 오르던 희망이 가물거릴지라도
내 삶의 의미를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 지금 내 곁에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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