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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그대에게 묻는다/이이원

by 여름B 2005. 9. 29.

      그대에게 묻는다 /이이원 인연은 어느 한 순간에 얻어지는 이름이 아님을 알기에 사하라의 모래바람 속을 밤낮으로 걸으며 몇 겁의 전 전생에 그대를 그리다 내가 차지할 모든 욕망들을 묻은 뒤 겨우 사람 몸 받아 지금껏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러니 봄비 오면 싹트는 저 힘찬 생명의 언어를 눈빛에만 담을 수 없어 오관을 열어 담는 이 황홀한 날, 노을은 어쩌자고 저리 붉고 저녁 무렵 바람은 얼마나 울부짖었는지 우 우 우 쉰 목소리로 분다 푸른 그늘을 찾아 허기진 꿈을 누이면 새벽 언저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정직한 그대가 별처럼 빛나니 꿈이 깨어 차 오르던 희망이 가물거릴지라도 내 삶의 의미를 그대에게 묻는다 그대 지금 내 곁에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