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의 동백은 늦게 핀다.
4월 말이나 5월 초가 절정이라고 해야 하나 다른 곳에 비하여 늦어도 한참 늦다.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려야 볼 수 있어 곰삭은 맛으로 보러 간다 하면 된다.
그렇지만 꽃과 관계없이 일찍 찾아가더라도 일찍 핀 동백의 몇몇은 마주할 수 있다.
3월 하순으로 접어드는데 흑매는 벌써 졌고 목련 이제 막 벌기 시작한다.
대웅전 앞에 수선화도 곱게 피었고 청매, 산수유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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