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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

안개가 자욱한 날의 단상

by 여름B 2018. 3. 20.













안개가 자욱하기에 나섰다. 
 
보통 때 같으면 렌즈에 들어올 수 없는 풍경들이 이 순간에는 망막의 주인공이 된다.
한결 좁아진 시야, 희미한 젖빛유리가
피안에서 차안으로 방금 돌아와 이성마저 몽롱하게 반숙이 된 내게
세상을 다시 보란 듯이 오히려 대상을 더욱 뚜렷하고 가깝게 보여준다.
마임이 보통의 연극보다 깊이를 더할 수도 있는 것처럼. 
 
자만하지 말 일이다.
과신하지도 말 일이다.
세상에는 다시 봐야 될 게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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