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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그리운 꽃편지 3 / 김용택

by 여름B 2007. 4. 6.

 

         

                그리운 꽃편지 3

         

                                               /김용택

         

        바람 부는 날은 저물어 강변에 갔습니다.

        바람 없는 날도 저물어 강변에 갔습니다.

        바람 부는 날은 풀잎처럼 길게 쓰러져 북쪽으로 전부 울고,

        바람 없는 날은 풀잎처럼 길게 서서 북쪽으로 전부 울었습니다.

        그 동안 우리들 사이에 강물은 얼마나 흘러가고

        꽃잎은 얼마나 졌는지요.

        오늘은 강에 가지 않고 마루에 서서

        코피처럼 떨어진 붉은 꽃잎을 실어가는 강물을 보며

        그대 있는 북쪽으로 전부 웁니다.

        전부 웁니다.

         

         

         

         

         

         

         

         

         

                      없다.
                      한 마리도 없다.
                      강을 뒤덮었던 가창오리도,
                      고고하게 하얗던 고니도,
                      앙증맞은 비오리도......
                      그래, 세월이 가면 모두 떠나고 말지.
                      ...
                                        2007. 04. 06.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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