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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바둑 - 2

by 여름B 2006. 1. 17.

      바둑 - 2 /백창우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렴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쩔쩔매는 그대 아무데나 딛는다고 길은 아니겠지만 길이 없기야 하겠는가 검은 것은 검은 것의 길이 있고 흰 것은 흰 것의 길이 있어 시냇물이 흐르듯 그저 몸을 맡기고 흐르기만 하면 되는데 가다간 멈추고 자꾸 두리번거리는 그대 그러는 사이 어둠은 내리고, 눈은 점점 침침해지는 걸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렴 어둠에 익숙해질 때까지, 어둠 속에 서서 몸에 흐르는 기운을 느낄 때까지 길들은 서로 만났다가는 헤어지고 헤어졌다가는 또 어디선가 다시 만나는데 그대, 잘못 들어섰다고 절망하지 마렴 잘못 든 길 위에도 그대 그리는 별은 떠 있어 그 별에 이르는 길은 바로 그대 마음 안에 있지 마음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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