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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

선거의 뒷모습

by 여름B 2005. 11. 7.

       

      방패장 유치 찬반 선거가 끝났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선거를 치루었는데

      그 후유증이 자못 심각하다.


      거리에 플랑카드들이 새로 걸렸는데,

      유치 실패에 따른 공황을 극복하자며

      화합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일부는 몇몇 반대를 주도했던 단체를 거론하며
      이곳을 떠나라는 자못 위협적인 내용도 있었다.

       

      선거가 있기 전부터 플랑카드가 제일 먼저 나에게 접근해 왔다.
      그런데 그 내용에 대하여 불만이 많았다.

      너무 과격한 언어와 지역 감정을 유발시켜
      대결 양상으로 이끌어가는 문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치 찬성 세력들이 반대 세력을 찾아가서

      저지르는 일들을 가까이에서 본 아내가

      퇴근하고 돌아오는 나를 붙잡고 앉아 이야기를 해 주어서
      유치 찬성과 그 대응 세력간의 깊은 골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까지 저리 심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한 대결 양상을 물리적 충돌이나

      무질서한 다툼이 없이 해결하자고 하는
      최선의 방법이 선거라는 절차 아니던가!
      여러 차례의 방송 토론과 그 밖의 홍보를 통해서

      이미 각자의 생각을 충분히 결정할 시간을 주었고

      그리고 선거를 통해서 그 의사가 표출되었다면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굳이 저렇게 과격하고 또한 치졸하기까지한
      언어와 행동으로, 선거 전부터 있어 온 갈등을,

      그것이 끝난 뒤까지 무의미하게 끌고갈 이유를
      나의 짧은 머리로는 생각해 낼 수 없다.

       

      요즘 밖으로 싸돌아다니지 않고 동네에서 놀다보니

      눈에 보이는 게 이런 지상의 문제들이다.
      오늘은 날씨가 좋으면 만사 젖혀두고

      석양 노을이나 구경가서 사진이라도 한방 갈겨와야겠다.
      선경에서 놀아보자.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

      하나밖에 없는 나의 약점이지만.

       

       

                                 2005/11/07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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