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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

아, 개운하다

by 여름B 2005. 11. 3.

    나이 듬은 마음보다 몸으로 먼저 느낀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이미 승부가 결정나 버린 싸움일망정 버티는 데까지는 버티어 보려고 했다. 한겨울에도 환갑진갑이 지난 분들이 훌러덩 벗고 그짓을 하는 것을 티비를 통해 볼 때마다 나도 여름부터 시작해서 매일 계속한다면 저렇게 할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그것도 해마다 했었다. 하지만 올해의 그 자신감도 오늘 아침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올해도 여기서 끝나고 마는구나! 내 인내심은 여기까지인가! 하냥 섭섭해 할 것도 아닌데 자존심 꺾인 것이 기분이 나쁘다. 그래도 얼마간 깡으로 버티고 아침 샤워를 찬물로 해 왔는데 오늘은 '에라 모르겠다. 내가 뭐 2-30대냐? 찬물로 샤워한다고 등에 써 붙이고 다닐 것도 아니고, 에라이...' 하면서 온수쪽으로 과감히 방향키를 젖혔다. '오메 따신 거' 진작 온수로 할 것을..... 이렇게 좋은 것을 뭐하러 훈장 받을 것도 아닌데 찬물로 고생했을까이.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나니 뭔지 모르지만 확실히 씻은 느낌이 온다. 강박 관념도 함께 씻어 떠내려 보냈다. 내일 아침도 따신 물이다. 아! 좋다 -학생의 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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