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퍼 온 시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이외수

by 여름B 2005. 9. 10.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을

      한 겹씩 파내려 가면
      먼 중생대 어디쯤

      화석으로 남아있는

      내 전생을 만날 수 있을까

       

      그 때도 나는

      한 줌의 고사리풀

      바람이 불지 않아도

      저무는 바다쪽으로 흔들리면서

      눈물보다 투명한 서정시를

      꿈꾸고 있었을까

       

      저녁비가 내리면

      시간의 지층이

      허물어진다

      허물어지는 시간의 지층

      멀리 있어 그리운 이름일수록

      더욱 선명한 화석이 된다

       

       

                        李外秀

'퍼 온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0) 2005.09.18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4/이정하  (0) 2005.09.11
거리 3 / 백창우  (0) 2005.09.03
거리 2 /백창우  (0) 2005.09.02
거리 1 /백창우  (0) 200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