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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기

산 벚꽃

by 여름B 2005. 6. 19.
      산 벚 꽃 /여름비 산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적막마저 멈추어진 골짜기 산벚나무에 아래서 봄바람 꽃비를 맞으며 두견화를 보았네. 찾는 이 없는 맨땅같은 무덤가 지난 서릿발에 무너지는 흙 한 줌 메마른 풀뿌리 한 가닥에 위태로운 마음으로 걸리고, 젖은 저녁이 햇살을 피해 골짜기로 숨죽이며 다가오고 있었네. 사랑할 줄을 몰라 서러운 산벚꽃. 산벚꽃처럼 수줍은 사랑을 하려 했는데 산벚꽃처럼 하얗게 살려 했는데 한 웅큼씩 들이 마시는 보고픔도 더 담을 곳이 없어 그리움으로 토해 찔레꽃 가지에 걸어 놓고 더 나지 않는 쉰 목소리의 애절함이 서러워 산벚꽃 아래서 흩날리는 벚꽃처럼 설움 하나 흘려 놓고 돌아섰네. 2005.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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