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저렇게 흐르고 싶었는데
언제부터 나는 고여들기 시작했을까
수초사이를 헤치고
돌 틈 사이를 비집고 달리며
걸러지고 걸러져서 바닥까지 보이는 투명함으로
끝없이 흐르고 싶었는데
언제부터 나는 멈추어 선 채
발아래 푸른 이끼만 키우고 있었을까
커다란 절망 없이는 희망도 없는 것
한번쯤은 급류에 휩쓸려
벼랑에 쳐 박히는 절망도 느껴보고
거품을 물고 다시 솟구치는 희망도 알고 싶었어
그래서 더 넓어진 가슴으로
모든 것 끌어안으며 끝없이 흐르고 싶었는데
나는 언제부터 고여들기 시작해서
햇볕도 통하지 않는 탁한 가슴위로
흐르는 구름만 빼곡이 붙잡아놓고 있었을까
이제 저 태양을 가리고 바람아 불어라
둑에 부딪쳐 몸이 찢어져도
저 둑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바람아 불어라
'퍼 온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0) | 2005.06.01 |
---|---|
[스크랩]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0) | 2005.06.01 |
떠남을 생각하는 자는 그리움을 안다 (0) | 2005.05.28 |
[스크랩] 아픈 밀어/전서연/출:칼럼 (0) | 2005.05.28 |
[스크랩] 내가 원하는 당신은 (0) | 2005.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