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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시하늘 계간지를 신청하다

by 여름B 2022. 9. 23.

눈물/이종섶 
 
 
어린 연어가 먼바다로 떠나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물짓는 어미,
그 물이 1급수인 것은 어미가 흘린 눈물 때문이다 
 
새끼들이 동해를 지나 태평양을 건너 알래스카까지 갔다가 목숨을 걸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은 어미의 눈물이 그리워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마추픽추에서 띄우는 엽서/정선 
 
 
먼 곳으로 가고 싶었다
아픈 곳으로 가고 싶었다 
 
 
이른바 비굴 한 자루 등에 지고
비 오는 새벽 여섯 시 마추픽추
라마가 잉카 이슬을 맨 먼저 밟는 곳 
 
떠도는 그
대신 바람이 읽겠다
흔들리는 바람
대신 콘도르가 울어 주겠다 
 
석벽의 붉은 꽃 한 송이
니 맘 안다
니 맘 안다
편히 쉬어 가라고
고개를 끄덕이겠다 
 
고독은 우루밤바 계곡처럼 골이 깊고
고통의 음조는 다분히 변덕이 심해서
내 불구를 저 와이나픽추 안개가 쓰다듬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가 오래 전부터 산문보다 시를 더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운전하기 힘들 만큼 쇠퇴해 가는
시력에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고 두번 째로는 글에 대한 집중력이 예전만 못해서 장시간
글을 읽는데 자신감 저하되어서다.
시는 짧아서 단시간에 몰두해 읽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좋은 점은, 견해의 차이가 있겠지만  
'언어의 1급수'를 만나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계간지 하나 신청했는데 더불어 보내주신 정성이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감사한
마음에 후다닥 몇 점을 맞보고 공감이 가는 두 편을 골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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