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켜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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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구둑에 나갔습니다.

저녁나절이라 강바람은 휴식에 들어가고

누런 강아지풀마저 고개만 숙이고 있습니다

 늦은 달맞이꽃 다소곳이 꽃잎을 접었는데 

여름을 지킨 여린 갈대들이 조금은 성숙해진 듯합니다

 

애석하게도 사대강의 여파로

썩은 강물은 이곳까지 청태를 풀어놨더군요.

메꽃 핀자리 아래

배를 매어 논 기둥밑까지

 

못난 지도자 뽑은 죄를

왜 저들이 짊어져야 하는지

강가에 서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