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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 이외수

by 여름B 2008. 1. 14.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맷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음악은 휘지님, 시와 그림은 진란님방에서>

         

         

         

         

            바다에 갔다.

            바다는 나를 보고도 말이 없었다.

            나도 할 말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

             

            우리

            마주 보고도......  

             

                                           2008. 01. 13.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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