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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이기

4월이 오기도 전에 목련은 지고

by 여름B 2007. 4. 1.

 

 

          4월이 오기도 전에 목련은 지고

           

           

          엿새를 기다려온 희망들이

          재촉하며 떠난 우리에는

          미처 숨을 끊지 못한 온풍기가

          털어내지 못한 홍진으로

          가래를 끓는다.

           

          노려보던 화면들은 검게 변하고

          본체도 이미 식은지 오래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서류들이

          빼꼼이 바라보는 이웃집 마당

           

          모이가 될 활자들이 

          서류 가방에 던져져 갇히고 나면

          열쇠 뭉치 소리는 내 등을 떠밀고

          현관문을 미는 내 어깨 뒤로

          이씨의 목소리에 쉰 소리가 맞받아 준다.

           

          어느 새 3월은 다 가고

          마당에 수북하다 빛 바랜 삶들.

          4월이 오기도 전에 서둘러 목련은 지고

           

           

                                                      2007. 04. 01.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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