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오기도 전에 목련은 지고
엿새를 기다려온 희망들이
재촉하며 떠난 우리에는
미처 숨을 끊지 못한 온풍기가
털어내지 못한 홍진으로
가래를 끓는다.
노려보던 화면들은 검게 변하고
본체도 이미 식은지 오래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서류들이
빼꼼이 바라보는 이웃집 마당
모이가 될 활자들이
서류 가방에 던져져 갇히고 나면
열쇠 뭉치 소리는 내 등을 떠밀고
현관문을 미는 내 어깨 뒤로
이씨의 목소리에 쉰 소리가 맞받아 준다.
어느 새 3월은 다 가고
마당에 수북하다 빛 바랜 삶들.
4월이 오기도 전에 서둘러 목련은 지고
2007. 04. 01.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