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망동에서
갈매기는 이 선창을 잃어버렸나 보다
비린내 사라진지 이미 오래
선착장의 전설이 되어버린 해망동에서
아내의 뒤를 놓치지 않으려고
또 다시 눈을 두리번 거렸습니다.
연평도 어장을 회유했다는
오래 전 선조들의 무용담도 모른 채
희뿌옇게 눈을 뜨고 상자에 얼어 붙어
면세유 타고 온 조기를
아내는 탕을 한다고 만 원을 내밀었습니다
'나'라는 사람의 반대쪽 이름이 되어버린 아내
풀치 한 묶음을 사면서 내 얼굴을 보지만
나는
오늘도 발목이 사슴처럼 가느다랗던
당신을 바라보는 죄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2007. 01. 21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