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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

군산-장항 뱃길

by 여름B 2008. 10. 13.

 

 

 

 

 

 

 

 

 

 

 

 

 

       

      장항선이 군산과 이어진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다.

      군산과 장항을 오가는 연락선이 손님이 없어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단다.

      뱃길이 끊기기 전에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침길을 나섰다.

       

      물이 났다가 이제 들어오기 시작한 시각이다.

      하구둑 다리쪽으로 뻘들이 많이 드러나 있다.

      승선을 하고 선실에 들어서니 텅빈 공간에 마음이 쓸쓸해졌다.

      손님 대여섯을 태우고 장항으로 출발하는 배 안에서 들리는 조용한 엔진 소리.

      배는 흔들림없이 달린다.

       

      "철로가 연결되기 전만하더라도 현상유지는 할 수 있을 정도로 손님은 있었지요.

      지금은 완전 적자지만 어쩌겠습니까? 보상이 나올 때까지 운행하는 것이지요."

      배처럼 나이든 선부가 고정 밧줄을 끌어 올리고 나서 말했다.

       

      하구에 고이는 흙을 퍼서 만든 인공섬에 이제는 제법 나무들이 자라 숲처럼 보이고

      그 유명한 장항제련소 굴뚝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육중하게 서 있다.

       

      수천년 전부터 이 뱃길은 이어져 왔을 것이다.

      최무선의 화포가 불을 뿜는 것을 보았고,

      우리의 고혈을 앗아가던 일제의 수탈을 눈물 흘리며 지켜 보았으며.

      묵묵히 '탁류'를 타고 하루면 수십 차례를 통통거리며 종종거렸을 것이다

      그리고 하구둑 다리가 놓이면서 자신에게 닥칠 비운을 예견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망둥어를 낚아 올리는 낚시꾼들과 호객을 하는 횟집 직원들로 

      오늘도 해망동의 하루가 이어져 가듯이, 저 금강1호는 추억의 관광선으로나마

      남아서 이 물줄기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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