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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당신을 위한 변명 / 서주홍

by 여름B 2008. 7. 9.

 

 

 


        당신을 위한 변명 /서주홍 아주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쉬운 사랑의 미련도 아닌 가슴 저 한편에 네가 남아 있음은 지난 여름날 무심히 핀 들꽃 무리를 환한 얼굴로 달려가 품에 안고는 끝내 고개를 떨구며 흘리던 너의 그 눈물을 내 끝까지 바라보지 못하였음이야 우리들의 여름밤 나들이가 끝없는 새벽으로 추락하고 기운 없이 돌아오던 길 내 어깨 위에 얹은 너의 그 무거운 손을 끝내 한 번도 잡아 주지 못하였음이야 아주 잃어버린 사랑의 기억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쉬운 사랑의 미련도 아닌 가슴 저 한 편에 아직 네가 남아 있음은 너의 남은 사랑 이야기를 한 번도 끝까지 들어 보지 못하였음이야

 

 

                 

                못다한 말들을

                더 말하여 무엇하랴.

                 

                별같이 

                쏟아 놓았던 말들도

                보내고 난 뒤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차라리

                아니 했음이

                더 좋았을 것을...

                사랑이라 부르는

                그것마저도. 

                 

                                         2008. 07. 09.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