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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세상의 등뼈 / 정끝별

by 여름B 2007. 11. 8.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 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 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 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 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 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앉아 너를 기다려 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 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 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 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 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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