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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오래된 사랑/박수현

by 여름B 2007. 11. 18.
 
      오래된 사랑 /박수현 반달이 골목 끝을 가로막던 밤이었다. 그가 줄장미 번져 오른 담벼락으로 갑자기 나를 밀어 부쳤다. 블록담의 까 슬함만이 등을 파고 들던 밝지도 어둡지도 않는 첫 키스 의 기억. 사랑이란 그렇게 모래 알갱이만한 까슬한 감각 을 몸속에 지니는 것. 해마다 줄장미가 벙글어 붉은 꽃을 피울 때마다 내 오랜 사랑, 작은 모래알에서 자갈이 되었 다 어느 새 구르지도 못하는 억센 바위가 되었다. 물길을 내고 싶어 정으로 바위를 쳐 내렸다. 텅텅 소리를 내며 튕겨나 발등에 남겨진 피멍, 흐린 날이면 어김없는 날궂이로 상처가 덧나곤 했다. 바람이 헛된 책장을 넘긴다. 엎드린 채 꽃보다 가시울 키 우던 등위로 피가 흐른다. 검은 피가 강처럼 흐르고 내 마음 속 어디선가 쉴 새 없는 정 소리에 흔들리기 시작 하는 바위. 구르며 부서지며 비로소 물길을 낸다. 짙은 가시울로 깊어지며 흩어지는 모래 알갱이들.... 음악은 Fade - Sophie Zelmani 휘지님의 싸비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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