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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간이역 / 정공채

by 여름B 2007. 5. 16.

 

 

 

 

           

             간이역

                                 / 정공채


          피어나는 꽃은 아무래도 간이역

          지나치고 나면 아아,

          그 도정(道程)에 꽃이 피어 있었던가


          잠깐 멈추어서

          그때 펼 것을, 설계(設計)

          찬란한 그 햇빛을......


          오랜 동안 걸어온 뒤에

          돌아다 보면

          비뚤어진 포도(鋪道)에

          아득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 그 꽃은 지고

          지금 그 꽃에 미련은 오래 머물지만

          져버린 꽃은 다시 피지 않는 걸.

          여숙(旅宿)에서

          서로 즐긴 사랑의 수표처럼

          기억의 언덕 위에 잠간 섰다가

          흘러가 버린 바람이었는걸......


          지나치고 나면 아아, 그 도정에 작은

          간이역 하나가 있었던가

          간이역 하나가

          꽃과 같이 있었던가.

           

           

           

                       딸이 오늘 면접하는데 정채봉님의 시를 인용해

                       손수건 같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해서

                       보너스 점수를 받았다네요.

                                   

                            盡 人 事 待 天 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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