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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내리는 소양강가는 한적했습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다리 가운데서
연인들이 사진 속에 높은 음자리 웃음을 담고 있었고
인적없는 놀이보트 타는 곳에
오동꽃만 무심한 듯 곱게 피어 빤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무슨 말을 하려는 것처럼.
어제 저 동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 왜 유관순 열사가 여기에 있지?
글을 보니 소양강 처녀였습니다.
무지함으로 둘이 한참 웃었습니다.
춘천에 와서 막국수를 먹고 가지 않으면 안 될 뿐만 아니라
점심 먹고 세 시간이 지났으니 충분히 곱배기는 먹을 수 있다며
닭갈비까지는 사달라고 안 할 테니
빨리 간식을 먹자고 호랭이는 바락바락 졸라댔습니다.
비가 잠시 그친 오후였습니다.
2007. 05. 13.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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