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들판에 서면
다가서지 못한 인연들도
스르르 내려온다.
긴 한숨의 끈을 늘여 보아도
닿을 수 없었던 사연들이
허망한 기다림과 함께
처참하게 질퍽인다.
이제는
어디에 있다한들
소용이 없는 네 숨결이기에
더욱 절망할 수밖에.
어제는 눈이 내렸다.
할매보신탕 가는 길에도
기상대가 보이는 샛길에도
주먹만한 낮눈이 무겁게 쏟아지더니
말릴 사이도 없이 죽어갔다.
2007. 01. 27 여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