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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기

신성리 갈대밭

by 여름B 2007. 1. 15.

           

 

 

 

 

 

  

 

 

 

 

 

 

 

 

 

             영화 '공동경비구역'을 촬영한 곳으로 유명한 한산의 신성리 갈대밭입니다.

 

             겨울 날씨답지 않게 맑고 따스한 날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리 많지 않아 한가함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사진을 찍자고 외치거나 연인끼리 묘한 웃음소리를 내며

             뜀박질하는 젊은 애들이 아니면 매우 조용한 분위기였을 것입니다만.

              

 

             얼굴 대신 제 왼발을 올림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얼마전 텔리비젼에서, 꿀에 마늘을 넣고 갈아 얼굴에 발라주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을 들은 호랭이가

             자기 얼굴에 바르기 전에 저를 모르모토로 삼아

             자고 있는 사람 깨워 뭐라고 한 마디 하기도 전에 잔뜩 발라 버렸습니다.

             물론 싫다고 했을 땐 머리에서 별이 몇 개 반짝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사람이 죽을 때 이런 고통이 오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진짜  아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늘은 지독한 독성이 있어서 피부가 상하니까 반드시 며칠간 삭였다가

             발라야 된다는 주의 사항을 그 덜렁대는 호랭이가 미처 듣지도 않고

             덥썩 얼굴에 잔뜩 발라 버렸던 것입니다.

            

             이런 호랭이와 같은 이불을 덮고 살면서도

             지금까지 내 목숨이 붙어 있는 것이 바로 기적이지요.

 

             아, 저리 날고 있는 새들이 부럽다

 

            

                                                   2007. 01. 15.               여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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