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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시

젖무덤/정호승

by 여름B 2005. 8. 24.

    무 덤 /정호승 젖가슴은 사람들이 자기를 젖무덤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듣고 기분이 아주 나빴다. "왜 하필이면 무덤이야....무덤은....." 젖가슴은 그날 저녁 거울 앞에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았다. 젖가슴은 잘 익은 과일처럼 여전히 탐스럽고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가슴을 무덤으로 표현하다니, 사람들은 전부 돌았어 !" 젖가슴은 새삼 기분 나쁘다는 듯 이맛살을 찌푸렸다. 젖무덤은 그런 젖가슴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젖무덤은 조용히 젖가슴에 다가가 타이르듯 입을 열었다. "너는 인간의 가슴이 결국는 인간의 무덤이라는 걸 모르는구나.. 인간들은 자식이 죽어도 가슴에 묻고, 부모가 죽어도 가슴에 묻는다. 넌 어째서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가? "
    Sergei Trofanov Cors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