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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의 갈대

by 여름B 2013. 11. 1.

 

 

  

 

 

 

 

 

 

 

 

 

  

 

 

 

 

 

 

 

 

 

 

늦은 가을의 푸념 

                                  박우복


가을이 깊어가면
외로운 사람끼리는
친구가 되는 계절이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서
술잔을 기울이지 않아도
서로의 쓸쓸해진 가슴이 울리도록
따뜻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노랗게 취해가는 계절이니까

가을이 깊어가면
그리운 사람끼리는
연인이 되는 계절이다
갈대가 흔들리는 강가에 앉아
서로가 눈빛을 나누지 않아도
시린 가슴 한 켠에
갈색 추억을 새기며
낙엽이 뒹구는 길목에서
서로가 그림자를 길게 늘려
마음을 나누는 계절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