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나무 아래에 섰을 때 아침잠을 깨웠다고 까치들의 울음소리가 요란하다.
모처럼 주말인데 우리도 좀 편히 늦잠을 자면 안 되냐는 발악이다.
그래도 그 귀여운 면상을 보고자 한참동안 살펴 봐도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계속 질러댄다.
쟤들도 좀 약아졌나.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자기 집안에서 소리만 지르고 있는 것 같다.
아까시 꽃이 필 때면 운동장 가에 늘어선 그 나무에 원숭이처럼 아이들이 매달린 풍경은 이제 먼 추억이 되었다.
나무 잘 타던 사내아이들이 쑥쑥 기어올라 용케도 가시를 피해 꺾어 던져 주던 꿀묻은 꽃향기들을
여자아이들은 만세를 부르며 웃음소리로 받아 소 여물을 먹듯이 우적우적 잘도 먹었다.
그 계절엔 창문을 열어 둔 교실에서도 아까시 향기가 진동했고 우리들의 옷에도 배어 있어 움직일 때마다
향기가 일었다. 평소 새침데기처럼 굴던 계집애들도 말속에 향기가 넘쳤다. 온통 세상이 아까시 꽃향기였다.
꿀처럼 달콤한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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